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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25 작가의 의도 4
카테고리 없음2010. 9. 25. 00:17
그러고보니 홍상수 영화를 꽤 봤다. 옥희의 영화 팜플렛을 보고서야 깨달았다. 영화보는걸 별로 즐겨하지 않는 나이기에 더 의외였다. 홍상수라는 이름은 그의 영화의 가장 큰 브랜드이기에 이 감독의 영화를 많이 봤다는걸 미처 몰랐다는게 더 신기할 지경이다.

그치만 다시한번 생각해보면 이상할것도 없다. 일단 내가 싫어하는 무서운 영화를 재끼고 징그러운 장면이 나오는 영화를 재끼면 부담없이 볼수 있는 장편영화를 꾸준히 만들어내는게 이 감독밖에 없는거다. 가끔 몇몇 외국 영화들이 있지만 외국영화의 초반에는 항상 주인공이 다음씬에 나왔을때 알아봐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나는 사람을 병적으로 잘 못알아본다. 특히나 그게 외쿡사람이라면...)

비슷한 맥락인데 난 사람 이름도 잘 못외운다. 책을 볼때도 앞에나온 걔가 걘지 아님 얜지 잘 모른다. 요즘 수업때문에 짬짬이 그리스로마신화를 읽고있는데 아주 미치겠다. 사람이름 지명 나라이름 기타 등등이 무슨 암호수준이다. 어릴때부터 그 현란한 고유명사들에 기가눌려 그리스로마신화는 손도 대지 않았는데 상식의 부재를 느끼며 이제서야 읽으려니 어린날이 후회가 될 지경이다. 함께 어린이 문화공간에 다니던 2층살던 언니는 책을 읽을때 그리스로마신화를 읽으면 눈이 트이는 느낌이라며 항상 신화로 시작했었는데. 그 언니는 성인이 되고 나같은 절망감을 맛보지 않았을테지..

어쩌다 GV로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감독의 네임밸류에 관심이 없었던건 나뿐인 것 같았다. (덕분에 앞으로는 관심을 피할 수 없게 되었지만) 직접 본 모습으로만 설명하자면 그는 무슨 도사같았다.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에게 '감독의 의도를 그렇게 단편적으로 캐묻지 말거라 어리석은 백성들아'라고 말하는 듯 했다.

반복적으로 들리던 그 삐지엠이 인상적이어 집에오니 음악이 듣고 싶어졌다. 기껏 스피커를 씨디피에도 세팅해놓고 거의 피씨용으로만 썼다. 들어있는 씨디를 보니 지난 겨울에 공부하며 듣던거다. 잔잔한게 듣고싶어져서 얼마전 누군가 컴퓨터안에 두고간 우쿨렐레피크닉을 플레이해놨다. 슈퍼스타케이 봐야하는데! 그래도 이 사운드를 방해받고싶지 않다.

내일 낮에는 벼룩시장에 물건을 팔러 나갈거다. 팔만한게 뭐가있는지 챙겨봐야겠다. 그동안 모은 아동복들도, 땡땡이들도, 예쁘기만 한것들을 찾아봐야지. 함께 하실분은 개인적으로 연락을...

뭔가 좀 아기자기한 사진을 첨부하고싶은데 내가 찍은 사진중에서 아기자기한놈이라곤 눈씻고찾아봐도 없다. 그나마 최근 내가 찍힌 사진중 [의상이]아기자기한거. 내일 저것도 내놓을거다.

Posted by bi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