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09. 7. 13. 03:16

갑자기 여행이 가고싶은 생각에 몸이 들썩들썩

5년내에 아르헨티나 러시아 쿠바 캄보디아 중에 한곳에 가서 1년정도 있고싶다라는 나름 구체적인 생각까지 하고선 그럼 여행비는 어떻게 마련할까 살고있는 집은 어떻게 관리하지에 다다르자 집에있는 온갖것들을 다 팔아서 경비를 마련하면 되겠다!까지 생각이 미쳤다.

그럼 집에있는건 어떻게팔면 좋을까 집에 물건이 많으니깐 어디 가져가서 팔지는 못할거구 집을 개방해서 여기서 벼룩시장을 하는거야 나름 간판도 하나 달고 일주일정도 기간을 정해서 집에있는 모든걸 팔아요! 여행경비를 마련하려고요!라는 홍보를 시작하는거지. 블로그에도 올리고 자주가는 몇몇 인터넷동호회에도 글을 올리고 주변친구들한테도 문자를 보내는거야. 건물 1층 입구에도 홍보찌라시를 하나 붙혀서 관심있는 분들 와보시라고하는거다.

제 여행을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이 은혜 잊지 않겠다며 도와주신 돈으로 어떻게 지내는지 확인해주시라고 도장도 파고 명함도 파서 하나하나 찍어주고 친구들에게는 내 물건으로는 부족하니깐 얼른 기부할 물건을 뱉어내라고 꾹꾹 찔러봐야지. 먹을 것도 좀 만들어서 같이 팔아볼까. 먹는장사가 제일 남는 장사라던데.

책상도 침대도 옷걸이도 냉장고 안에 있는 먹을것도 팔고 냉장고도 팔고 모아놓은 드레스도팔고 가방도 팔고 책도 다 팔아버릴거다. 비눗방울도 팔고 카메라도 팔고 화장품도 그릇에 숫가락 젓가락까지. 아무것도 남김없이 싹. 배낭안에 넣어갈 것들만 빼고 모조리 다. 과연 사는 사람이 있을까 싶긴 하지만 뭐 그건 그때 생각하기로 한다. 집에있는걸 하나하나 떠올리면서 아 결국 여행을 떠날 때 나에게 필요한건 별로 없는 거구나. 소유란 얼마나 부질없는건가라는 철학적인 생각까지 다다르다가 항상 컴퓨터 하는 자리 왼쪽에 있던 씨디장을 떠올리고서 갑자기 소심한 맘이 발동하기 시작하는거다. 이 씨디들을 내가 어떻게 모은건데. 한참 많이 먹고 자라야 할 학창시절에 밥 굶어가면서 모은건데 이걸 홀랑 팔아버리기는 좀 아깝긴하다. 내가 그래서 덜 자란것도 아니지만. 여튼 이건 절판된거라 더 이상 구할수도 없는거고 이건 진짜 맨날 들어서 모든 악기멜로디를 다 외울정도로 격하게 아끼던건데 이런거 팔아버려도 되는건가. 그럼 내가 진짜 아끼는거 2-30장만 추려놓고 팔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슬금슬금 다시 현실의 세계로 돌아오는거다.

생각해보니 이 후라이팬은 내가 엄마 졸라서 산 비싼건데 그냥 팔지말고 엄마 쓰고 있으라고 할까. 이 옷도 입으면 나한테 무지 잘 어울리는건데 이건 남겨놔야 하는걸까. 보노보노 색칠하기 책은 아까워서 색칠도 못하고있는데...

아아 정말 소유란!
어렵구나.
근데 내 물건을 이렇게 판다고 하면 과연 와서 살 사람이 있을까?
염가에 팔게요...

 

Posted by bi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