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16. 7. 11. 00:44
조카가 너무 예쁘다
생긴것도 예쁘고 하는짓도 예쁘고 목소리도 넘 예쁘다
원래 첫조카는 온 집안의 아이돌이라지

이모를 '이미'라고 부를 수 있게 되었다
처음 '이모'를 따라했을때 박수를 쳐줬더니
그 뒤로 따라하라고 '이모'를 말해주면 자기가 박수를 친다
이렇게 귀여울수가...


하지만 항상 조카를 덜사랑하려고 노력한다

세상에서 누가 제일 좋아? 했을때 열번째쯤 이모라고 대답하면 진심으로 상처받을 것 같아서


그런데 요새 조카가 말을 드럽게 안듣는다

자기 주장이 생기고 아는것도 많아지는데, 그만큼 표현이 안되니 어른들은 못알아듣고
답답해서 짜증을 내는거라고 한다

유난히 활동적인 이 아가는, 식당에서 밥먹는동안 20번도 넘게 탈출을 시도해서 온 식당을 헤집고 다녔다
탈출을 못하게하면 숨이 넘어갈것처럼 울면서 억울해한다
당연히 그 자리에 있는 누구도 밥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

아가가 밥을 제대로 못먹은게 걱정이 된 언니는 형부에게, 아가를 데리고 바로 길건너 백화점에 가있을테니 근처에서 쥬시를 사다달라고 부탁을한다
아가는 시럽 뺀 토마토를 잘먹거든

백화점에서 기저귀를 안갈겠다고 떼쓰던 아가를 겨우 달래서 기저귀를 갈아주고
유모차 벨트가 이상하다며 언니가 짜증을 내고 있었는데
폭염주의보를 뚫고 토마토를 사온 형부가 도착했고
형부가 아가 빨대를 못챙겨와서 언니가 그걸 타박하는 사이에
토마토 주스를 본 아가는 신나서 그걸 들고 뛰다가 먹어보지도 못하고 넘어져서 그대로 바닥에 다 쏟았다

언니는 멘붕이 와서 바닥에 주저앉고
형부도 당황하고
아가는 울고
내 옷에 튄 쥬스를 먼저 닦아야하나 아가를 붙잡아야하나 언니를 일으켜야하나 엄청 고민이 됐다
순간 화면이 정지되고 아무소리도 안들리는 것 같았다

이틀정도 머리가 아프던 참이었는데
갑자기 머리가 핑 돌았다. 더이상 아프면 안될 것 같았다



Posted by bi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