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12. 3. 23. 21:49

me super, Kanchanaburi, Tailand, 20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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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아파트에 살다가 최근에 지어진 오피스텔형 아파트로 이사갔던 이모가 예전에 그랬다.
가끔 베란다에 물 쫙쫙 뿌리면서 청소하고나면 속시원한게 있었는데 이 집에서는 그걸 못하니깐 답답해 죽겠다고.

그리고 몇년살더니 다시 오래된 아파트로 이사가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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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처음 들었을땐 이해가 안됐다.
당연히 내 기준에서는 오래된 아파트 < 삐까뻔쩍한 새 아파트였거든.

그리고 몇년 후 스트레스를 받을때마다 화장실 청소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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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에 집중해버리는건 기분전환에 꽤 괜찮다.
이미 어제 락스냄새를 실컷 맡으며 샤워실 청소를 마쳐놨고, 화장실 청소는 비위가 상해 못하겠기에 집중할거리를 또 찾았다.

컴퓨터 본체를 열고 설정을 다시하고 케이블을 빼고 꼽고. 이리저리 한동안 거슬렸던 컴퓨터 문제를 이론적으로 해결해놓고 - 나머지는 부품이 필요한건데, 언제 다시 삘이 꽂혀서 사러나갈지는 모르겠다 - 임시방편으로 그럭저럭 설정을 맞춰놓으니 속이 다 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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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타면 아무데도 집중하지 않을 수 있어 좋다.
그냥 재미없는 풍경을 넋놓고 즐기면 이걸로도 스트레스가 풀린다.

몇시간동안 컴퓨터에 폭주하다가 정신을 차리고 나니 무서우리만큼 평안해진다.
비가 추적추적.. 떠나려다 날씨땜에 내려앉은 주말. 내일은 또 기차를 타고 싶어지네?



Posted by bi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