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24. 6. 16. 14:59

정말정말 오랜만에 혼자하는 여행

마침 공연도 있었고
마침 타코도 먹고싶었고
마침 친구도 시간이 된다했고
마침 간만에 일 안해도되는 주말이라
일단 제주에 갔다

예전엔 2-3일만 시간이 나면 어디든 갔었던 것 같은데
10년차 사회인은 일주일에 하루정도는 아무것도 안하고 쉬는날이 필요해서 주말에 혼자 어딜 가기가 쉽지 않다..

정말 아무런 계획도 없이 2박 3일짜리 캐리어를 챙기는데
뭘 하게될지 모르니깐 일단 좋아하는 것을 챙기다보니,

1. 운동복 - 가보고싶은 대형 헬스장이 있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감
2. 런닝화 -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뛰려했으나 숙취 이슈로..
3. 수영복과 다이빙마스크 - 물에 들어갈 기회가 없었음
4. 카메라 - 오랜만에 사진을 제대로 찍고싶어서 쳐박아둔 필카와 콘탁스 디카를 챙겼으나 한장도 못찍음.. 아무래도 폰카의 편의성이 너무나ㅏㅏㅏ 압도적이다
5. 텀블러 - 화이트와인 칠링해서 잘 들고다님....

뭐 이정도..

결국 오롯이 혼자 있던 시간은 걷고 걷고 또 걸었고
애당초 대단한 생각을 하러간것도, 대단한 정리를 하러 간것도 아니었듯
그냥 아무 생각없이 걷다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비록 나를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내가 기억하는 멕시코 여행을 떠올리게 해준 사장님과,
학창시절 열심히 공연을 보러다니던 예전 추억을 떠올리게 해준 오래된 친구와,
새심하게 상대방을  캐치하는 처음만난 친구와,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에너지를 얻고왔다

늘 이야기하면서 기빨리는 일을 하고있어서 요새는 사람을 만나는건 재미도 없고 인간 혐오에 걸려서 뭐든 시큰둥했는데
정말 오랜만에 누군가를 만나고 기분이 좋아졌다.

비록 맘이 불안해서 노트북을 챙겨오긴 했지만,
비록 중간중간 의뢰인 전화를 받았지만,
비록 카톡으로 자료검토는 좀 했지만,
비록 송달받아야할 서류가 있는게 맘에 걸렸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괜찮았다

그래, 혼자 하는 여행이 이런 맛이 있었지!

Posted by bidy